영어공부

[영어] 나의 영어 공부 일대기

날아라키위 2021. 12. 1. 19:19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어릴 때부터 영어로 듣고 말하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나도 영어공부를 초등학생 때부터 시작한 거 같다. 오늘은 내가 영어를 공부한다고 시도해 봤던 영어 콘텐츠에 대하여 이야기하려고 한다. 

 

 

◆ 아직도 영어를 잘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나

▶ 시간 순으로 

윤선생 영어교실

영어와 관련하여 처음으로 접했던 콘텐츠는 윤선생 영어교실이라는 것이었다. 솔직히 너무나 오래된 이야기라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영어 책과 테이트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영어 책에는 알파벳과 단어들이 있었고 쓰는 연습을 할 수 있게 영어 알파벳과 단어 밑에 칸이 있었다. 그 당시 영어를 별로 배울 필요도 없었는 데 왜 그것을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재미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테이프에서 나오는 영어 소리가 굉장히 인상 깊었고 영어 알파벳을 보고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뻤고 그것이 1년 정도 꾸준히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전화영어

지금 생각해보면 어떤 전화영어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시간은 내가 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침 시간으로 정했던 거 같다. 왜냐하면 어떤 날은 마치 알람처럼 그 전화를 받고 일어날 수 있었고, 잠이 덜 깬 목소리로 영어 선생님이랑 통화를 한 기억이 많다.

 

영어 선생님은 필리핀 선생님이었고 통화는 10분에서 15분 정도 주제는 일상적인 생활의 이야기였다. 선생님이 굉장히 천천히, 반복해서 얘기를 주도했고, 나는 단답형의 단어나 정말 간단한 문장만 얘기했다. 그리고 질문을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냥 얼렁뚱땅 아는 척하고 넘어간 기억이 많이 남아있다. 그래도 매일 외국인과 영어로 뭔가를 얘기하는 것은 굉장히 이국적인 느낌이 났었고, 전화라는 특성으로 나를 노출시킬 필요가 없어 재미있게 공부를 했던 거 같다. 

 

 

동네 영어학원 기초회화반

수능을 마치고 영어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인근에 영어학원 기초 회화반을 끊고 다니기 시작했었다. 한 반에 5~6명 정도 되는 클래스로 처음으로 외국인을 봤었다. 외국인 영어 선생님이 회화를 가르쳐 줬는 데, 그때 당시 영어를 못했는 데도 그래도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것이 이해가 되긴 하였다.

 

왕초보 기초 회화반이기도 했고, 한국의 외국인 선생님 특성상 학생들을 위해 정말 또박또박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수업을 들을 때에는 알아채지 못했다. 열심히 외운 문장을 한 번씩 질문을 하거나, 선생님이 하는 질문에 단답형이나 단어로 대답을 하는 것에 대하여 성취감이 있었지만, 능동적인 성격이 되지 못해, 알고 있어도 선생님과의 눈을 피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입을 연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되었다고 얘기하는 것이 왜 그렇게 힘들었는지 지금 생각해 보면 이해가 안 된다. 그만큼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무서웠던 거 같다. 

 

 

파주 영어 캠프 

취업하고 나서는 영어 공부와는 완전히 담을 쌓고 살고 있었다. 영어를 쓸 일도 없었고 토익 점수가 필요하다거나 그런 것도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에서 2~3일 정도 파주 영어 캠프에 보내는 것이 있었는 데, 거기에 가게 되었다. 그곳에는 영어만 사용하게 끔 만든 세트장이 있었는 데, 어디를 가든 영어로 얘기를 해야 하는 환경이었다.

 

물론 원어민 선생님들이 수업을 진행하고 수업이 끝나고 나서도 같이 놀러 다니며 식사도 같이 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영어를 말하는 그런 캠프였다. 영어를 잘하는 분들은 질문과 하고 대답도 하면서 스스럼없이 외국인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부럽다고 느끼면서 다시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시원스쿨

직장을 다닐 때 이 영어 콘텐츠가 정말 인기였다. 파주 영어캠프, 직장 내 영어 연극 및 해외 선진지 견학 등을 체험한 나는 다시 영어 공부를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때라 바로 수강 신청하여 듣게 시작했다. 당시 회사와 집이 걸어갈 수 있는 20~25분 정도 되는 거리여서 핸드폰에 이어폰을 꼽고 매일매일 수업을 들으면서 일하러 갔다.

 

강의는 정말 구체적으로 나눠져 있었다. 특이한 점은 하나의 문장을 가지고 현재, 미래, 과거 시제 그리고 현재 진행형 등으로 변형해서 끊임없이 반복시키는 연습을 했다. I am drinking coffee라는 문장이 있었는 데, 내가 얼마나 반복을 했던 지 그때 갓 태어난 우리 딸이 나를 따라 영어 문장을 얘기하는 것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사실 그때는 이민을 생각하는 시기여서 더 열심히 공부를 하기도 했었다. 

 

 

코어 소리영어

외국에 나가면 쉽게 영어를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매일 보는 사람들이 외국인들이 정말 금방 영어가 탁 늘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전혀 아니었다. 요리 학교를 다니면서 수업을 영어로 하기 했으나, 아무래도 수업 특성상 실기 수업이 많았고 이론 수업에는 가만히 앉아서 수업을 열심히 들으면 되는 것이었다.

 

생각보다 영어는 전혀 늘지 않았다. 수업을 들으면서 하나 깨달은 것이 있었다. 내가 남들보다 리스닝이 너무 안된다는 것이었다. 선생님이 수업하는 내용을 영어로 듣긴 들었는 데 무슨 소리인지 하나도 이해가 가지 않아 옆에 영어를 잘하는 한국 친구에게 물어보고 수업을 따라가곤 했었다. 내가 영어 소리를 듣는 것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나는 인터넷으로 영어 콘텐츠를 검색하는 중 코어 소리영어라는 것을 발견하였다.

 

강사는 고등학교를 중퇴 후 집에서 영화로 공부하면서 영어를 익힌 사람이었다. 그 방법이 영화를 보면서 한 문장씩 소리에 집중하여 따라 쉐도잉을 하는 거였다. 어떻게든 영어를 잘하고 싶었던 나는 수강을 시작했다. 총강좌는 3개의 영화로 구성되어 있었고, 정말 한 문장씩 쉴 틈 없이 반복에 반복을 하는 방법이었다. 집에서 학교까지 버스를 타고 다녔는 데, 항상 강좌를 들으면서 입으로 중얼중얼 말하면서 갔었다.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 많이 연습했던 문장은 툭 치면 나올 정도로 되었다. 하지만 정작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여전히 잘할 수 없었고 연습했던 문장은 정말 딱 들어맞는 그 상황이 오지 않음 쓸 수 없었고, 정작 그 상황이 왔을 때는 이미 다 잊어버린 후였다. 

 

 

영어 듣기 (영 베프 영어 프렌즈)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유튜브로 영어 공부를 시작하였다. 영 베프 영어 프렌즈는 위의 코어 소리 영어로부터 귀가 뚫렸다는 한 수강생이 자기 자신도 연습을 할 겸해서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을 한 문장씩 끊어 콘텐츠를 만들고 자기가 먼저 애니메이션 주인공이 얘기하는 것을 듣고 따라 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 유튜브 영상을 보는 사람들도 같이 참여할 수 있게 하여 같이 연습하고 연습한 것을 녹음해서 사람들의 리액션을 듣고 하는 시스템이었다. 코어 소리영어도 수강이 끝났었고, 나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굉장히 열심히 했었다. 그래도 결과는 코어 소리영어를 마쳤을 때와 마찬가지였다. 

 

 

운배영 거북이 영어교실

두 번의 소리영어에 실패한 나는 다른 무엇인가를 찾아야만 했다. 그것이 운배영 거북이 영어교실이었다. 유튜버는 정말 네이티브들이 잘 쓰는 영어문장을 영화 등에서 가져야 반복해서 들려다 주었다. 이 영화, 저 영화에서 쓰였던 똑같은 영어문장을 서로 다른 악센트(남녀노소)와 그때 말해졌던 감정을 가지고 반복해서 들려줘서 귀가 그 문장에 익숙해질 수 있게 도와주었다.

 

실제로 나는 영어의 단어가 또박또박 발음이 되는데 내가 그것을 못 들는다고 생각했는데 이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실제로 그것은 발음이 안된 경우도 있었고, 연음 등을 통하여 내가 기대했던 소리가 아닌 다른 소리로 발음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정말 다 보지도 못할 정도의 많은 양의 영상이 있어 계속 시청을 하다가 일하는 곳에서나 뉴질랜드의 삶에 익숙해지면서 점차 영어 공부를 손에서 놓게 되었다. 

 

 

넷플릭스로 공부하기 

영어공부를 손에서 놓다가, 일하는 곳에서 나만 왠지 소원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을 할 때에는 별로 얘기할 시간이 없으니깐 괜찮았었는데, 일터에서 그 외의 시간, 같이 일하는 로컬, 인도인, 중국인 등들은 자기들끼리 웃고 떠드는 일을 많이 볼수록 다시 영어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그때에 어떤 유튜브 영상에서 넷플릭스로 영어 자막이 한 문장 씩 끊어 나오게 하면서 모르는 단어도 클릭을 하면 바로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을 소개해주었다. 그래서 넷플릭스에서 내가 좋아하는 영화 하나를 골라서 한 회 한 회 듣고 따라 쉐도잉 하고 모르는 단어는 공부하는 것을 반복했다. Good people이라는 TV 시리즈를 선택했었는데 초반에 5회까지는 열심히 하다가 에피소드에 관심이 없어지면서 서서히 그만두게 되었다. 

 

 

에스텔 잉글리시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영어 공부를 다시 해야겠다고 해서 수강 신청했던 것이 에스텔 잉글리시다. 에스텔 선생님은 국내파 영어 선생님인데, 영어는 우리 말고 발성하는 방법부터 다르고, 호흡 또한 달라 영어 소리를 내는 것부터 배워야 한다고 얘기하였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내가 만난 외국 남자애들은 대부분이 동굴에서 울리는 것 같은 저음의 울림 목소리가 많았는 데 나는 그것이 정말 많이 부러웠었고, 그 이유를 여기서 알게 되었다.

 

그리고 에스텔 선생님은 단어 하나하나 정확하게 발음하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것이 나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단순히 내가 여기 애들이 잘 쓰는 구동사 하나 익히고 하는 것은 사실 나에게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내가 그렇게 발음을 할 수 있게 되자 아주 쪼금씩 그렇게 소리 나는 단어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이때까지 나의 영어공부 방법들은 모두 내가 공부할 때는 기억이 다 났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 잊어버리는 것들이었는 데, 이것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내가 가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 있다. 그것은 아마도 문법 등의 메모리로 하는 공부가 아닌 몸으로 원리를 이해한 공부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여태껏 내가 영어공부를 시도해 봤던 영어 콘텐츠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았다. 현재 외국에 살고 있지만, 아직도 나는 잘 듣지도 말하지도 못한다. 이렇게 계속 영어공부에 실패하고 해도 계속 시도하는 것은 나는 내가 정말 영어를 잘했으면 좋겠다는 열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언제까지 계속 이 과정을 반복할지 모르겠지만, 영어를 정복해야 할 대상이 아닌 나의 삶의 한 부분으로 생각하고 계속 공부하여 나아간다면 언젠가 나의 영어도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